FPS의 넷플의 역사를 따지자면 아주 멀고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서 전화기 모뎀을 이용해서 1:1 플레이가 한계였던, 그래도 재밌다고 둠 2라던지 듀크 뉴켐 3D 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일명 모뎀 플레이. 줄여서 모플. 지금은 사장된 단어언지라 쓰면서도 우와 이게 얼마만에 듣는 말이냐 싶은 아련한 느낌인데 [...] 하여간 굳이 가까이 있는 상대가 아니어도 먼 곳에서 이러한 종류의 게임을 사람과 함께 한다는건 참으로 색다르면서도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PC 통신등에도 모플 동호회라던가도 활발하게 돌아가던 때이기도 했구요. 둠2, 듀크3d..)
그 이후 시간이 흘러서 퀘이크라는 걸출한 작품이 등장하고 차근차근 넷플 문화가 성립될 무렵. 당시까지의 주된 플레이 방법은 "데스 매치". 즉 나 빼고 모두가 적인 개싸움, 혹은 1;1 플레이가 주가 되었었고 본격적인 '팀 플레이 기반' 의 멀티플레이 FPS 라는 개념은 당시에는 희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팀 데스매치라던가 CTF 모드등도 꼽을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팀플레이 기반의 FPS라곤 보긴 힘들고..)
그런 와중에 1996년. 퀘이크 1을 기반으로 한 팀 포트리스라는 아마추어 모드(Modification) 가 등장했습니다.
팀 게임이라는 개념이 희박하던 당시에 있어서 이 작품은 상당히 혁명적인 모습을 여러개 가지고 있었는데 먼저 개인의 실력이라던가 개인기를 중시하던 FPS에 본격적으로 팀웍을 중시하는 게임플레이를 지녔고 플레이어들이 모두 똑같은 장비에 똑같은 무기등으로 게임을 하는것이 아니라 클래스 (직업) 을 세분화시켜서 총 9개의 클래스가 존재하며 모든 클래스는 각자가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할 일이 명확하게 달랐다는거죠. 이는 거의 불모지였다시피한 팀 게임 기반 FPS에서 최초로 본격적인 팀 플레이 위주의 작품이었으며 추후 본격적으로 팀 플레이 기반의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평가받는 스타시지 트라이브스 (1998) 에 비해도 시기가 훨씬 빨랐던, 말 그대로 시대를 빨리 타고난 그런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클래스중에 하나인 스파이. 스파이는 적으로 변장이 가능해서 적 사이에 끼어서 적 행세를 하고 다닐수 있으며 뒤에서 칼로 공격할시에는 백스탭으로 단숨에 어떤 클래스라도 살해할수 있게 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물론 자체 전투력은 강한편이 아닌지라 행동이 어설프거나 하면 의심을 받아서 스파이임을 눈치챈 적에게 쉽게 죽기 때문에 적이 아군이라고 믿게 만들 정도의 연기력을 요구했고 누구나 한번쯤은 뒤에서 덮쳐올지 모르는 스파이에 대한 대비와 의심을 해보게 만들었죠. 이는 단순히 보이면 쏴죽여! 에 그쳤던 당시의 상황에 그려본다면 이는 정말 혁신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재미를 주는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 그때도 있을건 다 있었던 클래스들. 좌/우 (스나이퍼/헤비웨폰가이)
▲ 그때 당시의 2fort 맵. 지금도 맵 구조 자체는 약간만 변한채 팀 포트리스2에 남아있는 전통의 맵.
그리고 시간은 흘러서 1998년. 하프라이프라는 시대의 명작이 등장하였고 제작사인 밸브 소프트웨어는 팀 포트리스라는 멋진 게임의 가능성에 대해 눈독을 들이고 있었고 이윽고는 팀 포트리스의 개발자들을 영입하였습니다. 그리고 퀘이크 1 시절의 팀 포트리스를 하프라이프 기반에 맞게 손보고 낸 작품이 1999년의 팀 포트리스 클래식 (Team Fortress Classic) 입니다. 하도 팀 포트리스 자체가 선구적인 작품이었고 베이스가 완성도가 높았던지라 게임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변경점은 보이지 않은 채, 거의 팀 포트리스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하프라이프' 에 알맞게 낸 것이죠. 이 팀 포트리스 클래식은 퀘이크 시절의 팀 포트리스를 능가하는 인기모드로서 상당히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채 이름을 이어나갔습니다.
▲ 특유의 클래스는 그대로 유지한채. 중간에 대폭적인 모델개선이 되어서 모델이 다릅니다. (신/구)
▲ 이때도 2fort는 건재한 맵.
▲ 개인적으로 공중부양 센트리건하고 탑쌓기 놀이 한번 안해본 사람은 팀포 해본거 맞는지 물어보고싶음 [...]
그리고 이윽고 밸브는 차기작으로 팀 포트리스 2 를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팀 포트리스 클래식이 꽤나 높은 인기로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하프라이프로 자신들의 능력을 선보인 밸브이기에 이는 많은 사람에게 주목과 기대를 끌기에 충분한 발표였고 (물론 저도 포함이구요 [...]) 발표된 모습은 이제까지와의 팀 포트리스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어떤 사람은 새롭게 변화된 팀 포트리스. 어떤 사람은 하프라이프에 이은 밸브의 주력 차기작으로서의 팀 포트리스 2를 기대하고 발매되기만을 손꼽아서 기다리기 시작합니다.
▲ 당시 공개된 팀 포트리스 2의 모습. 당시로서는 드문 현실적인 밀리터리 컨셉을 추구한듯 싶습니다.
그후 1년이 지나고....
또 세월이 흘러 1년이 지나고...
그후 몇년이 지나고.. 또 지나고..
밸브는 낸다는 팀 포트리스 2는 안내고 어느새 하프라이프 2 라는 신작을 발표하였으며 팀 포트리스 2는 소식조차 없는, 어느새인가 전설적인 듀크 뉴켐 포에버 와 쌍벽을 이루는 발매 연기 소프트의 대명사로 그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 이윽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그 존재조차 희미해질 무렵.
정말로 끝내주는 트레일러 영상과 함께 주목을 끌고 오랜 세월의 껍질을 벗은채 등장한 팀 포트리스 2.
팀 포트리스 2는 10년도 더 이전에 나왔던 팀 포트리스 1과 비교하면 정말 민망할정도로 변한게 없습니다. 10년전에 나온 게임이 거의 변한게 없다? 이는 듣기에는 이 게임은 매우 재미없는 작품입니다라고 평하는것과 다를바가 없게 들리겠지만 틀립니다. 거의 변한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팀 포트리스 2는 끝내주게 재밌습니다.
이전의 팀 포트리스를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게임을 익히는데는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정말 변한게 없습니다. 그런데 재밌습니다. 바쁜 시간 쪼개면서 여가를 즐겨야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팀 포트리스 2를 제외하면 다른거에는 손도 대기 힘들 정도로.
정말 시대를 초월한 작품이란건 이런 게임에 써먹어야 합니다. 놀랍습니다. 10년도 전에 나온 작품임에도. 큰 구조는 변한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홉가지의 클래스들도 거의 그대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재밌다는건.. 이 얼마나 앞서나간 개념의 게임이었던건지..
▲ 2fort 역시 여전히 건재.
제작진들에게 대체 그 긴 개발시간동안 한게 뭔지 쏘아붙여주고 싶지만 이토록 변한게 없음에도 재미있는 작품이 나올수 있다는데에선 실로 탄복할수밖에 없습니다. 흠잡을데가 없을정도로 완벽한 작품입니다. 캐릭터들 하나 하나가 멋지고 하는 행동들도 멋지고 센스 하나가 미칠듯이 멋진 작품.
▲ 미칠듯이 기관총을 난사하면서 게임 내 캐릭터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자신의 표정도 저것과 동화되는걸 느낄수 있습니다.
그런 고로 당분간 팀 포트리스 2에 관한 정리라던지 글을 올릴지도 모릅니다. [...] 사실 포스팅을 하려고 해도 이 게임이 포스팅할 시간을 다 잡아먹네요.. 글 올리려면 관련된 글이라도 써야....
끝내면서 전에는 못 올렸던 데모맨과의 만남 영상. 빨리 스파이편과 메딕편 내놔라 이것들아..
TFC이후에 대체될만한 tf기반게임이 몇게 나왔었는데, 별로 호응을 못 얻었었죠 ㅋㅋ 그리고 소스기반 무료모드로 Fortress forever가 나왔는데, 이게 그나마 할만 하더라구요. 근데 나오고 얼마 있지 않아서 TF2가 나와버리는 바람에 찬바람신세..ㅋㅋ 아 그리고 퀘이크1 모드였던 qw:tf를 완전히 독립된 게임으로 만들어서 얼마전에 나왔었습니다. 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하긴 하지만 별로 알려진바 없는것 같네요..혹시나 해서 ㅋㅋ http://www.zeltf.com/
팀포2는 진리입니다. 제 인생에서 여태까지 해본 멀티기반 FPS 게임중에서는 가장 재미있더군요. (딱 하나 아쉬운 좀이 있다면 공식맵이 6개로 너무 적다는 점...)
그리고 개인적으로 공식맵 6가지 중에서는 2Fort맵은 실패작이라고 봅니다. 너무 수비적이라 엔지니어 3명만 있어도 너무 뚫기 힘듭니다. 2층에 인텔리젼스로 가는 루트 길목에 센트리만 지어줘도 뚫기 힘들죠. 인텔리젼스로 가는 루트를 하나 더 만드는 등 대대적인 패치가 필요한 맵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역시 원작의 재미가 워낙 뛰어나면 개발자 측에서도 원작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죠.
괜히 새로운 시도를 너무 많이 했다가 팬들의 원성을 사게 될 경우가 많으니까요.
보통 그런 경우는 못되도 반은 건지는 경우가 많은데 팀포트리스2의 경우는 반 이상을 건졌다고 해야 하나요?^^;;